간밤에 옥체... 일향 만강하옵시고

 

 

 

어제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돌풍과 폭우가 몰아쳤지.

그때 운전 중이었는지 걸어가고 있었는지

염려되고 궁금하였지만

하루 지나서 안부를 묻는구나.

세상 사람이 좀 많으냐

관계 맺은 이들만 해도 헤아릴 수 없겠는데

아무개는 괜찮은지 떠오르는 얼굴들

열, 둘, 하나.

인도양에 해일 덮쳤다 신강성에 큰 지진 났다 그래도

“깐 데 또 깐다더니, 거긴 왜 맨 날 그래야 돼?” 하고 넘어가지만

제 손자 고뿔만 걸려도 하루에도 몇 번이고 전화하고 그러더라.

그렇게 늘 마음에 있는 무촌  00야, 괜찮니?  잘 있어?


어떻게 아직도 잎들을 달고 있지?

빨리 벗지 않는다고 성화이듯 바라보던 나무들이

밤새 가릴 데가 별로 없는 꼬락서니로 되어 떨고 있다.

괜찮아, 내 꼴도 그저 그래.


낙엽귀근(落葉歸根)이라는데 

마로니에 잎은 마로니에에게 보태줄 게고

은행잎은 은행나무에게 보태줄 게고

워낙 촘촘히 붙어 자라는 형편에 네 것 내 것 가릴 수 없으니까

나누기도 하고 같이 쓰기도 할 텐데


사람이 넘어지면 사람에게 보탬이 될까?


죽으면 다 썩어 없어지는 걸 누가 모를까

그런데 마음에 품었던 사랑은 어디로 가는지

(그건 뭐 썩고 그러는 게 아닐 테니까...)

그게 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