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얼굴로 겨울 맞이한다.
아직 이런 말 하긴 이른 듯싶지만
다들 그러잖아
고 구절만은 아니까...
겨울이 온다면 봄은 멀리 있을까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
그런데
겨울은 봄을 기다리면서 견디어야 하는
참고 치러야 하는 유배기간 같은 걸까?
그게
봄을 기다리자면
겨울도 기다려야 되는 거 아냐?
겨울 지나가야
봄이 오니까.
그게 이치(divine law)니까.
‘서풍부(西風賦)’를 쓴 셸리가 또 그랬지
“산들은 높은 하늘과 뽀뽀(...) 달빛은 바다와 쪼~옥
(이렁저렁 세상 잘 돌아갑니다)” 주절거리다가
끝은 이렇게 맺더라고.
그런 달콤함들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
그대가 내게 입 맞추지 않으면
What is all this sweet work worth
If thou kiss not me?
그렇지만 난 또 이렇게 생각해.
쉴 때도 있어야.
혼자라도 괜찮다고.
둘이 있어서 좋긴 했지만
피곤하다는 말 할 수 없었잖아?
그래, Love is a many-splendored thing.
무지 아프기도 한 것이고.
늦 라일락이 앞뜰에 폈을 때
(흠, 이건 휘트먼을 표절)
살구꽃도 피었다고 일러라
(兮山?)
그때로부터 좀 전까지
살랑살랑 고문 모드로
가슴을 얇게 저밀 때까지
그동안 애 많이 썼다.
좀 쉬자.
몇 달만이라도
두근거림에서 놓여나고
그냥 죽은 듯
언 땅 밑에 숨자.
다른 아픔으로 대치되고는
간 아픔이 견디기 더 났다 할는지 모르지만
밑지는 장사일는지는 두고 보아야 알겠지만
일단 지고 가는 짐 좀 내려놓고 보자.
따뜻함이 그립지 않을 때가
가장 추운 때.
겨울은 그러니까
춥지만 아주 춥지는 않은 계절.
겨울을 기다렸는가보다.
봄 채비하기엔 한참 남았으니까
한잠 자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