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음(偶吟) 이제(二題)
날마다 있음을 아니라고 하며
있음이 온것이라면
참이 있음 밖에 있을 수 없거니와
지음 앞에 빔이 있었으니
있음은 없음으로 온 것이요
있음이 비움에 이르지 못하면
지움이라도 있어야 하느니라
동남풍아 불어라
바랬지만 아주 스러지지 않은 바람(望)이
꺾였지만 아주 자지 않은 바람(風)으로 몰려와서
가지런한 살림을 날려버렸지만
바람맞았어도
바람이 들지 않고
바람이 나가지도 않고
바람 내어
한참 일하니
바람은 쐬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