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내가 그를 사랑하듯  
그가 너를 사랑해도  
꼭 그렇게 꼭 그만큼 사랑하는 게 아니니까  
사랑이라고 같은 사랑은 아닌 거니까  
그리고 실은 잘 모르는 거니까  
그가 너를 더 사랑하는지 모르는 거니까  
비교할 것도 서운할 것도 없고  
그저 네 사랑이 가는 데까지 다할 때까지  
사랑하라고  
  
퍼간다고 마르지 않고  
퍼가지 않아도 넘치지 않고  
늘 그저 그만큼 있는  
맑고 찬 물로  
남아  
  
기다린다고 애탈 것 없고  
왔다가 머물지 않는다고  
언짢은 얼굴로 보내지 말고  
널 마시고 돌아서는 이가  
어 시원하다 그러거든  
웃어  
  
목마르거든 다시 오라고  
그냥 속으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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