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이륙 직전에 전화 걸 사람 있으면
살 만한 날들이었거든

 

옆에 있는 것도 아니고
알린다고 올 수도 없겠지만
세상 떠날 때에
간다고 이르고픈 사람 하나 두자

 

시차 때문일까
배가 아파서일까
꿈속의 또 꿈을
한번은 깼는가보다

 

제가 늘 보내드려도
보내는 이의 뜻을 보지 못하냐고 그랬다
숨은 그림 찾기인지 마술잉크로 그린 건지
난 보지 못했다고 그랬다
눈물로 쓴 편지는 눈물로만 읽는 건데
흘렸다는 눈물은 가짜였던 모양이라고 톡 쏘네 
아냐 무슨 독한 성분이 들어가 그런 게지

 

버림으로 잃지 말고
놓음으로 얻자고 그랬지만
떨어지고 나서도 닿고 싶어서
자꾸 끌린다

 

그리움이 그림 되지만
지나쳐도 좋은 그림 나오지 않거든
심심한 그림 그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