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iful Sunday (15)

 

--암 병동에서--

 

지난 시월 어느 주일에 신촌에 있는 병원에서 환우(?)들과 함께 예배드리다가
크게 '은혜 받은'(속칭) 일이 있다.
강단에 서긴 했지만 감동은 내게 왔었다.
약한 이들과 더불어 사람의 '약함'을 늘 확인함도 기쁜 일일는지.

 

지녔던 경력이나 직함으로 치자면 굉장치도 않은,
이름만 듣고도 깜짝 놀랄 유명한 이들 중에서
은퇴한 후에 자원봉사자로 섬김의 삶을 '누리는' 분들이 더러 있다.
일부러 밝히지 않으면 알아낼 수도 없이 평범한 모습으로 숨어서 섬기는 이들.
호스피스로, 혹은 그냥 도우미나 이끄미 정도로 부를 만한 자리에서 활동하는 분들의 영향력을
정치세력화한 시민단체에서 목소리 높이는 이들의 가시적 효과와 비교할 수 없으리라.

 

 

 

한 영혼이 육체의 남은 힘을 다 털고 가려고 좀 더 머물고 있는 자리를
잠시 지켜보게 되었다.
그는 참 강한 자이었다.
그가 은혜를 입어 약한 자가 되었다.


사람은 약한 자가 되어 절대자의 품에 안기게 된다.

약하면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하는 자가 사랑 받는다.

 

 

 

 

암 병동의 가족휴게실 벽에 아이들이 크레용으로 칠한 그림들이 붙어있다.
그림이야 그렇고, 쓴 글들--아이들의 글은 아니지만--이 마음을 움직인다.
(죄송, 실력이 모자라 우리말로 옮기지는 못하고, 그저 근처로만.)

 

 

당신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No one like you was ever born or will be.

 

 

웃어요, 찌푸리는 게 더 어렵다니까.
It takes 142 muscles to frown, and 72 muscles to smile.

 

 

웃지 않으면 속옷 입지 않은 걸 일부러 보여줌이나 마찬가지?
You're never fully dressed up without a smile.

 

 

그래요, 태도 여하에 딸렸어요.
Your life is reflection of your attitude.

 

 

이런 꼴로...?  아냐,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어.
No one can make you feel inferior without your consent.

 

 

뛰지마, 앞에 오는 비 먼저 맞을 건 없잖니...  좀 있다 가자.  곧 개일 거야.
Worrying does not take away the troubles of tomorrow,
but it does take away the fun of today.

 

 

이러이러하게 되겠구나... 하면서 나쁜 쪽으로만 예측하지 말라고.
The best way to predict your future is to create it.

 

 

맘에 안 드는 재료지만 그 걸로라도 그럴 듯한 작품 하나 만들어보시지요.
If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
(레몬은 시시한 것, 불쾌한 사람, 맘에 안 드는 일, 불량품, 위조품,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깐 데 또 까듯 언짢은 일들이 겹쳐지면?  아, 시지만 맛있는 쥬스 왕창 만들 수 있게 됐구나.) 

 

 

윈스턴 처칠이 그랬던가,
얻은 것으로 살림을 꾸려가지만 주는 것으로 삶을 이루게 된다고.
그러니 꼬불쳐서 근근히 살 것 없다고.
We make a living by what we get,
but we make a life by what we give.

 

 

맞아, 얼마나 더 사냐가 아니고 햇수에다가 얼마나 뜻과 멋과 맛을 더하냐가 문제라고.

You can't add years to your life,
but you can add life to your years.

 

 

"팔에 힘이 없어, 나 그만 손놓고 싶어요." 라는 소리를 듣고는 뭐라고 하면 될까?
Hang in t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