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ster 피해
‘The Act of God’라는 말은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일,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막을 수도 없는 일
지진, 해일, 화산폭발, 태풍 같은 자연재해를 가리키는 법적 용어이다.
신심이 깊어 그런 말을? 아니고, 그것은 보험회사의 종교이다.
일반적인 손해보상 보험인 경우에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은 보상범위에서 보통 제외된다.
하나님 하시는 일 많은데, 좋은 일 많이 하시니 “좋으신 하나님”이라고 노래하는데
어째 그런 일들에나 ‘신의 손쓰심’이라 붙이는지?
자연재해는 ‘자연’의 일부, 자연히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도 그러더라.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 옛적에 욥뿐만 아니고, tornado(大旋風)로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
“주신 분도 하나님이시요 가져가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라”고 그러더라.
아 내 참...
어제 회오리바람이 덮친 곳은 tornado alley, 지나가는 길목인 셈이어서
크고 작은 광풍이 쳐들어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왜 그런 데 살까?” 그럴 수는 없는 거지. 다 그럴 이유가 있더라고.
“깐 데 또 까”라는 말, 점잖은 말 아니지만, 거기다 대고 한 마디 하자면 딱 그러네.
Moore시, 얼마 전에 왔었어. 몇 해 전에 당했어. 그 전에 아주 쓸어버린 적 있었고.
수십 년 살던 동네를 씻어버리고 나니까 제 집터를 못 찾더라고.
뭐 좀 챙길 게 남았는지 기웃거리다가 약탈자 취급당하고 쫓겨나기도 하고.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암탉이 병아리를 감싸듯 온몸으로 덮고 있는 교사
아 그 우람한 지방덩어리가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내 새끼 여기 있었구나” 하며 달려오는 부모에게 지키고 있던 아이를 내어줄 때의 뿌듯한 눈빛.
“다 잃었어, 여기서 사십 년 넘어 살았는데... 내 강아지도...” 그러는 중에
인터뷰어가 “아 저기 개가...” 해서 돌아보니...
“집은 다시 지으면 돼요. 잃어버린 것들 없이도 살 수 있고.
중요한 건 가족들이 다 살았으니까... 그건 감사하죠.”
이 tornado alley는 Bible belt이기도 하고.
“선하신 하나님이 어찌하여...” 그런 질문하는 사람도 없네?
울고불고 하는 사람 없더라.
그만큼 성숙해서?
그 정도 규모의 자연재해가 후진국에서 발생했다면?
희생자 수가 수천, 수만, 수십만에 이를 수도 있겠다.
초기 집계가 잘못 되어 부풀어진 적이 있지만, 사망자는 이십여 명.
그런데도 사흘 동안 정규프로를 제쳐놓을 정도로 보도하며 국민의 도움을 호소하는 방송.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합성국가가 어떻게 그리도 끈끈한 애국심으로 단단히 뭉쳐지는지?
싸이의 공연, 프로골퍼 개인기록 다툼의 자리에 나타나는 태극기의 물결은
과연 ‘애국심’의 발로인지?
병역 기피자들로 이루어진 통치 집단에서 일 나면 부르짖는 구호
역사 해석이랄 것도 아닌 사실 부정과 왜곡 때문에 쳐 죽일 듯이 반목하는 세대
궂은 일 기피해서 불러들인 이주노동자와 유입 다민족 신부를 핍박하는 단일민족에게
나라사랑이 뭔지 물어보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