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해부 1

 

 

떠남에 꼭 뜻이 스며있는 것은 아니고
때가 이르러 그리 되는 거야.


꽃잎은 아름답게 봐달라고 붙은 게 아니고
벌 나비 꼬드기고 암술 수술을 보호하는 거니까
꽃이 진다고 사람이 슬퍼할 건 없다.


붙잡고 있었던 손 부끄러워
얼른 내리고 싶어도
받침은 더 오래 남아있어야 한다.


(속옷엔 고무줄이 없으면 좋겠어.
꽃잎 흩어지듯 스르르 무너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