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사람이 몸이 아프거나 병이 깊어졌을 때
약을 지어다 먹을 시골의 한의원 한군데쯤
있다는 것 좋은 일이다
고향이란 그런 것이다
(나태주, '고향')
마재(馬峴) 간다고 소내(牛川) 건널 때
언 강에 한 발 올려놓자마자 쨍 소리
다른 발 디뎌 걸음 옮길 때에 찌빗찌빗 소리
차박차박 사사사사 슷슷 쩌엉 챙그르르
얼음 갈라지는 소리에 머리카락이 쭈뼛이 일어섰지만
얼음장이 아주 쩍 갈라지지는 않았다.
더러 나가떨어지기도 했고
그럴 때마다 떠드랑산이 뜨고 운길산과 떡갈봉이 오락가락했지만
그래도 어디가 깨지고 터지거나 부러지는 일은 없었다.
무섭고 힘들어 무릎걸음으로 기어간 적도 있었다.
그렇게 건너다녔다.
마음아, 너무 오래 떠돌지 말고
날 저물기 전에 서둘러
돌아오려문.
(나태주, 가을 맑은 날)
찾아뵙고 인사드림이 도리인 줄 아오나
돌아다닐 형편이 되지 못해서
그저 이렇게...
귀향길 편안하시고
새해와 오는 세월에
松柏之茂(송백지무)로
늘 푸르고 번성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