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더라도

 

          

 

 

정월 초하루 기온이 섭씨 25도
해돋이를 같이 맞지 않은 이들이
저물어 어스름에 같이 걷는다

 

                   

                                                                  

 

나는 내일 떠나고
아이들은 몇 일 후에 간다
아프리카로, 뉴욕으로, 로스앤젤레스로

 

 

가족도 그런데

 

봉별(逢別)에 너무 마음쓰지 말자
바람 따라 취산(聚散)하는 가랑잎에
무슨 갈 길이 따로 있으랴

 

 

 


바람에게 무슨 뜻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산 위를 떠가는 구름은 그냥 가기도 하고
비를 뿌리고 무게를 줄이기도 한다

 

  

 

 

태어나 살다가 죽음을
만나고 헤어짐을
구름이 일어났다가 스러지는 것으로 헤아리는 게
큰 깨달음 아니고

 

정 있고 뜻 있으면
또 만날 것이다

 

올 테니까
빈 방 세 주지 말고
기다리자

 

곡예라면 연습이 필요할 거지만
손에 땀을 쥐고 보라는 게 아니고
어슬렁거리다가 만나서
잡기도 하고 놓아주기도 하고

 

 

 

 

 

지척이 천리로
가까이 있어도 쳐다만 보다가도
꽃피면 서로 닿고 비비고 엉키기도 할 것이다

 

 

 

 

국민체조 마지막: 가슴 부풀리기 운동

 

 

 

 

그럼 당분간

모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