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기다리자고요

나는 왜 옛사람들까지 위로해야 하는가?


    秋風惟苦吟

    世路少知音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崔致遠, ‘秋夜雨中’-


창밖에 비가 좀 내리기로서니,

난 안 그런데...

알아주는 사람 없으면 어때?


    白日淪西阿 素月出東嶺

    遙遙萬里輝 蕩蕩空中景

    風來入房戶 中夜枕席冷

    氣變悟時易 不眠知夕永

    欲言無予和 揮杯勸孤影

    日月擲人去 有志不獲騁

    念此懷悲悽 終曉不能靜

 

      -陶淵明, ‘雜詩’-


아무렴 세월이 보듬어줄 줄 알았나?

나도 뭐 뜻한바 다 이루지 못했으나

I did it my way.

그럼 됐지 비참할 것까지야...

진정하시게.


오늘 쏘다녔다.

전철, 택시 6번, KTX.

싸라기는 좀 뿌렸지만

비 오는 날의 누렁이 꼴은 아니고

배기는 침대지만 몸 눕힐 곳으로 돌아오니 좋다.


    多情却似總無情   

    唯覺樽前笑不成   

    蠟燭有心還惜別  

    替入垂淚到天明


     -杜牧, ‘別離’-


아쉬운 헤어짐 돌아보며

밤이 새도록 달기똥 똑똑?

그때 그 사람일지는 모르나

또 올 텐데 뭘.


요즘 사학법이니 전교조니 좀 그렇다만,

쫓겨나 십 년이나 밖에서 떨던 당시 전교조 아저씨는 그랬다.


    사랑했던 사람을 미워하지 맙시다.

    우리의 사랑은 옳았습니다.


그리고는...

(목이 메어)


    아직도 때에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합시다.

    더 기다리는 우리가 됩시다.


그전에 뭐라고 그랬더라?  옳지...


    그가 나를 사랑한 것보다 내가 그를 더 사랑하지 못해

    살을 찢는 듯한 아픔으로 돌아서야 했던 것을 잊지 맙시다.


(전교조라고 뿔 달린 괴물은 아니네?  순정의 사나이.

그렇지만 곧다고...)


    한 생애를 곧게 산 나무의 직선이 모여

    가장 부드러운 자태로 앉아 있는

 

      -도종환, ‘부드러운 직선’-


그러니 더 기다리자고?

꽃필 때까지?

그러니까 지고 또 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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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cnic'에 나왔던 Kim Novak의 분홍빛 드레스처럼...  혹은 보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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