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에서
다리 아래 얼음을 깨던--동전 수거하려고?-- 땡중이 행인에게 괜히 신경질부리더라.
이젠 일주문 바로 앞이 난장이다.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솔가지 부러지는 소리 들린다.
수십 년 만에 추운 겨울 맛보는데
화롯가에서도 웃풍에 떨며 우겨넣던
살얼음 낀 동치미와 삶은 고구마는 없다.
없는 게 그뿐이랴.
배 아프다면서 도토리묵과 한 보시기 쭈욱 후에 입가 훔치며
오지 않을 것은 찾지 않기로 다짐한다.
(결심하자마자
수제비 반죽하듯 송편 빚듯 하는 손길로
내 배 좀 문질러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