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尋牛)
딛배 바회 갓해 자줏빛 바위 가에
자바온손 암쇼 노해시고 잡고 가던 암소를 놓게 하시고
나할 안디 붓하리샤단 나를 부끄러워 아니하시오면
곶할 것가 받자브리이다 꽃 꺾어 바치오리다.
헌화로? (강릉, 삼척 다투겠다)
수로부인은 정말 예뻤을까?
그렇다면 그런 줄 알지, 예쁘니까 신물(神物)에게 잡혀갔겠지.
빼어나야 마음을 빼앗거든.
튀는 존재가 있어 얘기가 시작되니까.
저만치 홀로 피어있는, 사람의 발자취가 이르지 못하는 곳에 있는 꽃은?
별난 종류라서가 아니고
미인이 가지고 싶어 하니까, 손닿지 않을 곳에 있어 더욱 애타니까
별난 꽃이 된 거지.
진달래나 참나리쯤 이었겠네 뭐.
남편, 하인, 병졸들이 있는데 그들은 뭘 했으며,
웬 노인은 나타나서?
기껏 찾은 소를 놓겠다니...
노옹(老翁)은 아마도 ‘목우(牧牛)’와 ‘기우귀가(騎牛歸家)’의 중간쯤 이르렀으리라.
김홍도, ‘渡牛圖’
미색이라 서게 되었을까?
흔들리는데 일렁임이 없을까... (어때?)
꺾어 손에 잡아들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가르침을 주려는 것이었을까?
어떻게 나타났는지 모르게 왔던 것처럼
싹싹하게 제 갈 길 갔는데...
은은하고 어룽어룽한 그림자 하나 등에 지고 간 건 아닌지?
(그래, 시작은 ‘헌화가’ 비슷했다.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