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면
스치듯 만났다가 떨어졌어도
한번만 건드렸어도
울림은 남으니까
그 감동이 그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아, 그 ‘Love will go on’인가 들어봤지
“Love can touch us one time
And last for a lifetime
And never let go till we're one”라고]
얼마나 오래 같이 있었느냐는 것만으로는
열기와 강도(强度)와 순도(純度)를 짐작하지 못할 수도 있겠네
관룡사 용선대
아무리 살구꽃 지고 복사꽃 피던 밤에 일어난 일을 떠올려도
추억만으로 현재의 시련을 상쇄할 수는 없는 거니까
큰 떨림 일으켰던 손이 아닌데도
어루만짐을 기대하는가보지
실없이 스친 생각 흩고서는
달 없는 밤 고향에 들리던 독립군 발걸음 같은 기척 있는지
장지문 흔들고 가는 바람에 몇 번 놀라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