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러 드리는 일
감기약 먹고 일찍 잠들었다.
그새 다녀간 사람 없겠지?
초저녁부터 눈 붙이는데 왜 고단해하는지
일없이 오후 한 때 어딜 다녀오는지
의혹 어린 시선에 해명할 것도 아니다
연애하는 것 아니라니까
서럽긴요
그립긴요
그런 것 아니라니까
내 한 눈물 쏟아 붓겠다고
은하수까지 갈 건 없는데
동네슬픔 퍼 나르는 게
끝도 없는 일이다
한낮에 구름밭 어슬렁거리는 게
나물 캐자는 게 아니고
뇌염돌 때 모기약 살포하듯
희망을 흩뿌림인데
한 톨 남김없이 나누어도
늘 모자라더라
그만하면 잘 견디시는 셈이지만
그 연세에 어울리는 아픔들을 받아들이지 않으시려는 듯.
해서 “어떻게 전성기의 건강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그랬다가
듣는 분 한숨
말하고 후회.
‘겟세마네’는 감람(olive)을 쥐어짜는 틀이라는 뜻이다.
거기서 눌려 부서지는 기도를 하셨더랬지.
부서지지 않는 감람
기름 나오지 않고
포도가 으깨지지 않고는
술 내지 못하고
빻지 않은 향
제단에 올려질 수 없다
부서져야 하리
더 부서져야 하리
잠드셨는가
“됐다 그만 가봐라” 하시는 말씀 없어서
오버타임
땀 좀 뺐다.
(잘했다는 게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