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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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월효성(殘月曉星)은 알리?

간밤에 단잠 자지 못했음을 눈치 챈 거지

마음의 화판에 그렸다가 지운 그림들을 어찌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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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깨어 있다”라는 기척에 건너갔다.


- 네가 기도해 줬는데도 악몽을... 

양복 입고 나가는 걸 네 엄마가 한복 입고 가라고...  같이 가자고...

너는 “제게 맡기면 되니까 염려 마시고...”라고 그러고... 


내 기도발이 약해서가 아니고

“악몽에 시달리지 말도록”이라 했지

“꿈꾸지 않고”라고 그러지 않았는데...

그건 악몽 아닌데...

합류(merge)와 귀향을 싫어하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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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코고는 소리 크게 나는데

이젠 내가 잘 수 없게 되었다.

 

끈질김을 끈적거림으로 여기는 세상인지라

싹싹하게 손 털고 돌아섰는데

그러고 싶었다는 얘기지

그렇게 안 된 모양이다.

남이야 무슨 상관이랴

桃花난 시름업서 笑春風하나다 笑春風하나다

(제철 만난 복사꽃이 걱정할 게 뭐 있겠어, 봄바람에 그저 방글거리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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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파 같은

흔들림

아주 없으면

잔잔한 줄도 모르니까

흰 구름 떴기에

하늘 파란 줄 아니까

풍경 소리 있어

고요하고

엷은 웃음 남아

무심하고

아련함 가시지 않았어도

비웠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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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몇 마리까지 세었더라?

 

한 자리 쓰면서

돌아눕는 건

보기 싫어서가 아니고

내 잠 못 이루어도

님 방해 안하려고

눈물 보이지 않으려고

그냥 불편해서

등 등

그러니까 신경 쓸 것 없고

따지지 말고

돌파를 위해서

백패스할 때도 있고

그런 거니까

그냥 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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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 제단에 말이지

꽃이 너무 많더라고.

(양 대신 꽃을 헤아리자.)

calla lily 2 dz, iris 2 dz, sweet williams 2 dz, freesia 5 dz, snapdragon 3dz...

그렇게 많이 필요한지

그저 다섯 송이쯤

아니면 하나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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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지워버릴까...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한마음 바쳤으면 그뿐

(딴 다음에야

시들기 전에 거들떠보실까 라는 생각도 할 수 없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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