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2

 


갈 것처럼

오늘 꼭 떠나야 하는 것처럼

짐 싸놓고

자주 시계를 들여다보다가

막차 떨어진 줄 알고도

짐 풀지 않고

서성거린다.


떠나려고 마음먹은 게

잘한 짓인지

그러고도 안 떠난 게

잘된 것인지

하려다가 못했기에

편안치는 않다.


섭섭하지만 미워할 수 없고

그 섭섭함조차 부끄럽게 하는 것이

등에 업힌 도깨비처럼 달라붙어

떨쳐버리지도 못한다.


밤은 길고

어둠은 깊다.

바라보지 않고도

그리운 이

그릴 수 있으면

같이 있는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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