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이 아니더라도

 

(목련꽃 피었기에 하는 얘기 아니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아니라도

베르테르의 편지 아니라도

그런 게 아니고

그런 사이 아니더라도

편지 받고 싶을 때가 있고

편지 보내고 싶은 사람 하나쯤 두었으면 하는 마음도.

(터무니없는 과장에 황당해질 때조차 웃지 않는

마음 받아줄 형편 아니어서 많이 미안해하는...)

  

                         

                                A3[8].jpg

                                       Algonquin Park에서 만난 애들

 


그때에 여자들은 갇혀 있었으니까

밖을 알지 못했으니까

감방 쪽창으로 스며드는 희미한 빛 같은 소식에

목숨 걸 정도였을 거라?

 

 

                      A7[5].jpg     A8[3].jpg

 

            A9[6].jpg     A10[4].jpg

 

                     A12[5].jpg

 

 

뭘 해 먹고 사는지 홈리스 방랑자 쯤 되는 녀석이

여기는 록키 산 Lake Moraine인데... 그러면

속이 보일 것 같은 물로 뛰어들고 싶어지고

(아니다, 물낯에 하늘이 비치니까 하늘로 날아가게 되는 건지)

속치마 말려 올라가듯 아래부터 개이는지

위로부터 벗는지 정상부터 보이는가

안개가 밀려가는 중이라고 그러면

안개 아주 가시기 전에

산 속으로 사라지고 싶어지고

Lake Tahoe에 다다랐다고 그러면

네바다 사막을 지나다가 목말라 죽을지도 모르면서

그곳에 가고 싶다 그럴 텐데...

 

 

A4(Lake_Moraine).jpg

 

A5(Lake_Moraine).jpg

 

A6(fog).jpg

 

 

요즘 편지 쓰는 사람도 없고

기다리는 사람도 없더라.


그냥 가면 되니까.


나룻배로 건너야 하는 데에서는

사공을 현지 조달할 수 있으니까.

 

 

A2[11].jpg

 


오래 기다리다가

다시 만나고

그 오랜 기다림을 지탱케 하는

편지질 깜보 있으면 좋겠다.

 

 

                                                       A11[6].jpg

 

 

여러 여자 알았을 백석의 흑백사진 보다가

흥남 부두에서 LST 탈 때 꼭 데리고 내려왔어야 했는데

그런 생각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