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소토를 가슴에 담고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레소토(Lesotho)
알고 지내기엔 미미한 존재였는데
마음에 품고 기도한다는 말 있잖아
딸아이가 가서 일할 데라서
(소아과 전문의 첫 임지로 아프리카의 에이즈 전문 치료원을 택했다.)
첩첩산중
가도 가도 황톳길
수도(Maseru)를 위에서 내려다보니 이렇다.
작은 병원 하나 들어선 게 굉장한 경사라서
국왕이 친히 내림하고 보건부 장관 이하 관리들이 총출동하였다.
왼 쪽 두 번째가 국왕 King Letsie III
이 아이들 열 명중에 셋은 에이즈에 이미 감염되었거나 발병하게 될 것이다.
국민 평균 수명은 34세.
(황제 골프니 제왕 테니스니 하는 말들 해대는데)
이 왕은 그냥 고민하는가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가
폭설도 안에서 내다보면 고운 경치이겠지만
막상 나다니자면 편한 길이 아니다.
소아병원이라지만
밀려드는 성인 환자들을 돌려보낼 수도 없다.
때로는 오지까지 경비행기 타고 가고
차는 다니지 못하니까
안장 없는 말이 택시인 셈이다.
산길을 빨리 다니는 이들
무슨 크로스컨트리 경기에 출전한 것도 아닌데
천천히 가면서 들꽃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면 어때?
치료 이전에 관계가 성립되어야지
이런 애들이 꽃으로 보여야
걸음을 멈추고 이름을 지어 주어야
정탐여행에서 돌아와 갈 날 꼽아가며 기다리는 딸
떠나기도 전에 기도 탑을 너무 높이 쌓는 어멈
임자는 대체로 걱정이 너무 많소 험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