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anso Garden 2
젖으면 번지고
그러면 깔끔할 수가 없다.
젖지 않으면
반짝이면
풀 먹여 줄 선 칼라 같으면
그렇게 깔끔하면
사람들이 붙지를 않더라.
홀로인 건 좋아도
늘 외로워서야 되겠는가
그러니 좀 척척하더라도
후줄근해지더라도
젖어야 할 거라.
(사람이 붙자면 말이지,
번거롭더라도 외로운 거보단 낫다면 말이지.)
비 오는데 안 맞을 수 있나
우산 있어도 별로 도움이 안 되겠지만
우산 없이 돌아다니면 ‘딱’이네.
한참 젖었다.
그렇게 번지다 보니
그리움 풀어 놀이 되고
노을이 곱다는 사람과
어둠으로 걸어 들어가게 되던 걸.
젖으면 흐린 모습으로 남는다.
저만치 남아있는지 다가오는지도 잘 모른다.
운전하지 않는다면 뿌연 창을 닦지 말자.
(착각하거나 오판할 때가 더 나을 수도 있으니까...)
자꾸 번져간다.
밤으로의 긴 여로
동백 숲엔 뭐가 있을까?
많이 졌지만 필 것도 많이 남았다.
물론 저 봉오리들이 다 피지는 않을 것이다.
같이 가면 좋은 길
앉아서 기다릴 필요 없다
고간 접촉하던 무인 포스트로 알면 돼
(근처에 뭔가 있을 거야, 어디로 찾아오라는 표지가)
궤도 보면 알겠지만 사람 미어지는 날에는 장난감 같은 열차가 실어 나른다.
꽃잎 날리는 날인데 사람들이 오지 않았다.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뭐가 있긴? 동백이 있다.
삶 속에서 죽음이 기운 쓰고 있듯이
봄에도 물든 단풍으로 가을이 내재함을 보여주지만
때 되기 전에는 쇠약한 티를 내지 않겠다고
완두 색깔로 남아있는 잎들이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