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가는 거지만
기다림이 보상받을지 모른다는 기대로
설렘이 소금쟁이 노는 웅덩이에 이는 파문(波紋)같기도 했고
그리움은 그 자체로 보상이라는 체념이
벌판을 채우는 달빛 같기도 했다
휘저음과 출렁임으로 밤새 흔들렸는데
아침놀 보니까 멀미 가시더라
가까이 있어도 끌어안지 않으면
그게 뭐 부릅뜨고 웃는 장승이지
너 일루 안 와 냉큼 오지 못할까 하면서
저도 좁히지 못하는 거리감
그래도 아래로는 얽혔을 거라
가면 가는 거지 뭐는
잘 가라는 뜻
잘 가라는 말은
가는 대로 돌아오라는 부탁
같이 있지 못하니까 잘 있으라 하고
같이 가지 못하니까 잘 가라고 그러고
갔다 오면 볼 거라며 뒤돌아보지 않고
보이지 않게 되고서야 손 흔들고
선의 변주 1959 서세옥
G선, A선, E선, 음 또 뭐 있더라
훨씬 많은 심금(心琴)
내 마음의 풍금
바람 불고
구름 흐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