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1)
떠나고 싶은 충동
돌아가고픈 동경
구름이 격발시키는 것은 아니다.
내가 구름을 어쩔 수 없듯이
구름이 나를 움직일 것도 아니다.
그래도 구름 보면...
구름 같지 않은 ‘구름’ 시 몇 편 옮겨 쓴다.
구름은 집이 없다
구름은 고향이 없다
구름은 떠다닌다
구름의 날개는 바람이다
구름의 친구는 봉우리지만
구름은 길손과 같이 간다
가다가 쉴 때면 모란꽃밭이 된다
-김광섭, ‘구름’-
저건 하늘의 빈털터리꽃
뭇사람의 눈길 이끌고
세월처럼 유유하다.
갈 데만 가는 영원한 나그네
이 나그네는 바람 함께
정처없이 목적없이 천천히
보면 볼수록 허허한 모습
통틀어 무게없어 보이니
흰색 빛깔로 상공 수놓네.
-천상병, ‘구름’-
애써 구걸하여 떡 하나 얻었다 치고
다음엔 더 힘들여도 온것은 못 구하겠네
걸러도 사니까
굶지 뭐
나직이 구비치고 잠잠하라.
우리의 소망은
등성이에 얹힌 구름.
가벼운 생각.
조용한 낙일(落日).
내쳐 걷다가 그만 돌아다 볼 수 있는 자그마한 여유(餘裕).
(... ...)
조금씩 나로부터 멀리 하시는 당신의 거동을 살피게 다가서고픈 기복(起伏).
(... ...)
나는 무료(無聊)하지 않지만.
나는 울고 싶지 않지만.
-김광림, ‘구릉(丘陵) 1’-
어딜 또 가고 싶은 게구나.
사립 나서는 네 뒤에 대고 뭐라 한마디 했다만
네가 듣기에는 너무 늦은 말이 되고 말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