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餘震)
짧은 사랑
긴 후회로 남아
강한 그리움 가끔 격발한다.

어떻게 왔냐고는
그저 갑자기 왔다고 하면 될 것이고
어떻게 갔냐고는
미처 못다 읽은/ 책장을 넘겨버리듯이
또...
이미 범람해버린 강물이/ 지루하게 제 수위를 회복해가듯이
(채호기, ‘사랑은’ 중에서)
하여 사랑은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갔다고.
간 것이냐?
![B2[2].jpg](https://s3-us-west-2.amazonaws.com/mksbal-public/imgs/mksbal_805_2006-06-12/B2%5B2%5D.jpg)
예술의 전당 정원에서 분수를 보고 있는데 가슴을 간질이는 진동 모드.
(다른 전화도 있었다. 떠난다는.)
어른들 산소에 비석을 새로 하는데 비명(碑銘)을 좀 생각해달라고 그런다.
생각나는 게 하나뿐인데
(그건 내가 쓸 거였지만...)
Amavimus, amamus, amabimus
(We have loved, we do love, we shall love.)
사랑했노라 사랑하노라 사랑하리라
그럼 된 거네.
        
   ![B12[1].jpg](https://s3-us-west-2.amazonaws.com/mksbal-public/imgs/mksbal_805_2006-06-12/B12%5B1%5D.jpg)
사랑 말고는 할 게 없다는 얘기가 아니고
사랑은 일이 아니니까
사는 게 사랑이니까
살며 사랑하며도 아니고
살든지
그러니까 사랑하든지
아니면 죽든지.
![B7[1].jpg](https://s3-us-west-2.amazonaws.com/mksbal-public/imgs/mksbal_805_2006-06-12/B7%5B1%5D.jpg)
푸른 기운과 붉은 기운이 섞이면 불순한 거냐?
어차피 어둠이 삼킬 것인데
풀려 얽히면 어떠냐는.
(서편 하늘을 보면서도...)
![B1[2].jpg](https://s3-us-west-2.amazonaws.com/mksbal-public/imgs/mksbal_805_2006-06-12/B1%5B2%5D.jpg)
놀다간 이들 많아
밟힌 자리 어지럽다 해도
밀물 한 차례에 쓸리고는
새 손님 받겠다고 시치미 떼겠지만

그렇게 뻔뻔하게 지워버릴 수는 없으니까
갈퀴, 가래, 싸리비로 이미 맞고 찢겼으니
그만 봐주자고 하는 게 낫겠다.
![B3[2].jpg](https://s3-us-west-2.amazonaws.com/mksbal-public/imgs/mksbal_805_2006-06-12/B3%5B2%5D.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