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풍금

 

출근 전 가친께 인사드리려다가 주저앉아 잠깐 TV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CBS의 ‘새롭게 하소서’인가에 나와 간증과 아코디언 연주를 하는 이옥 신학생,

인민군 하사로 있다가 부모가 아사하자 탈영, 탈북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녀의 슬픈 이야기를 다 들을 시간은 없었지만

연주 장면을 보며(스리슬쩍 살살 돌아가는구나)

 잃어버린 날들로 돌아가는 숨겨진 길을 찾아낸 것 같아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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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들

임춘앵 국극단(악극단, 창극단), 무성영화, 서커스, 약장수, 차력사, 장날

백러시아 귀족이라는 할아버지 구리무 장사의 아코디언 연주...

(흠, 타임머신을 조작했는지 조블에도 ‘손풍금’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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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야바우꾼들은 날 싫어해서 위협하며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약장수 차력 시범, 엿장수 심지 뽑기의 속임수, 오곱장수의 손놀림, 외통장기 등이 나의 적발대상이었으니까.


똑똑한 아해의 빠른 눈을 대견하게 여겨 칭찬하는 장꾼들이 많았으나

속여서라도 하루벌이를 해야 했던 이들의 슬픔은 알 수 없었지.

(어떻게 맞아죽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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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나그네”(벧전 1:·1).

parepidemoi, paroikoi, diaspora

유랑의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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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맞아?

톱밥 떨어진 톱밥난로 곁에서 따뜻했던 기억 떠오르지 않는다.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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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는 잠꼬대에 책임지지 않지만

듣는 이가 없는 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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