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숲

 

성문 앞 우물가에 서 있는 그 보리수(Der Lindenbaum)는 아니지만

염주나무라고도 불리는 보리수(菩提樹)를 산문(山門) 밖에서도 볼 수 있었어요.

단정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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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숲을 환히 밝히는 때죽나무와 산딸나무, 꽃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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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솜사탕 냄새? 아니 찔레꽃 향기는 달거든요.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이라는 노래를 두고

“세상에 붉은 찔레가 어디 있다고? 아마도 해당화를 잘못 안 거겠지”라고 흉보는데요...

하긴 해당화를 ‘홍(紅)찔레’라고 그러는 동네가 없지도 않은가 봐요.

그리고, 찔레꽃이 송이 때는 분홍빛을 띠기도 하고, 실제로 분홍빛 꽃이 없지도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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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얘긴데요, “틀렸다” 그럴 게 아니더라고요.

추상(秋霜)같은 정의감으로 정오표(正誤表) 붙이며 돌아다닌다고 바른 세상 되지도 않고.

백번 가르쳐줘도 ‘몇칠’이라고 쓰는 사람도 다른 건 다 잘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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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 꽃도 질 때는 푸슬푸슬 가루 뿌리듯 날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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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때문에라도 다시 쳐다보게 되는 물푸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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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달았기에 예쁜 건 아닙니다.

꽃보다 고운 잎, 꽃 없어 더 깨끗한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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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서 좋을 뿐만 아니라 냄새 때문에 더 좋은 오월 숲.

MERS 난리 용케 피해왔지만, 돌아오자마자 다시 가고픈 고국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