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어라 꽃아
손 흔들 때마다 뭉클하다.
거기서도 그랬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흔들었을 그 손
누구인지도 모르고 다시 보지도 않을 사람들에게 흔드는 손인데
공기를 갈랐는가
전해오는 바람이 칼 스치듯 하더니
쓰리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소나기처럼
썰물처럼
그렇게 빠지고 나면
마주칠 이유 없는데
손톱 밑에 가시 박힌 듯한 아픔 남는다.
‘Bye’ is not a four-letter word, but it's pretty bad.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 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 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를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
-도종환, ‘꽃잎 인연’-
거기도 꽃이 있었다.
별난 화려함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참 고운 꽃이리라.
그런 것들 아니면 아내는 요사스럽다고 ‘우주식물’이라고 불렀다.
해서 우리 집 꽃밭도 촌스러운 토종으로만...
섞였구나, 단일민족 아니네?
사랑은 단 거(danger) 같이 먹기.
And love-potion is a death-poison.
글이 안돼서, 치사해서, 슬퍼져서 구겼다
...가 다시 폈지만
이제 구겨졌기에 부칠 수가 없다.
그래도
어둔 밤, 페달을 돌려
자전거 전등을 밝히고
사랑의 편지를 읽는 사람아
그 간절함의 향기가 온 땅에 가득하기를
사랑은 늘 고통을 페달 돌려
자기를 불 밝힌다
자전거의 길을 따라 어떤 이는 와서
그 빛으로 인생을 읽고 가기도 하고
구원을 읽고 가기도 한다
그대, 부디 자전거가 가는 길로
사랑의 편지를 부쳐다오
세상의 유전이 다하고 암흑이 온다 해도
빛을 구할 데는 마음밖에 없나니
나는 나를 불 밝혀 그대 편지를 읽으리라
-유하, ‘사랑의 편지 -자전거의 노래를 들어라 7’-
거기도 절이 있다.
절 있으니 스님도 있다.
피하시길래 문답 없었다.
낙화유수
네가 나와 같이 있을 것이면 그렇게 하고
네가 나를 떠나겠다면 그리 할 것이다
나와 너란 본디 없는 것이니 가를 것도 아니다만
머묾이나 떠남이나
혼자 가거나 홀로 남거나
묶임 없었으니
보내줌도 놓아줌도 아니고
머금은 듯 사라진 듯싶은 미소자락 때문에
마음 상할 것도 없고 좋아할 것도 없는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