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일기 6 September Song I
‘September Song’ 이라는 노래가 족보로 따지자면 아주 괜찮은 혈통이라고 잴 만하다.
Maxwell Anderson 작사, Kurt Weil 작곡이니까 만든 부모가 그랬고
Bing Crosby, Maurice Chevalier, 그리고 Peter, Paul & Mary 등 많은 이들이 불렀고
무엇보다도 Frank Sinatra가 1965년에 남긴 녹음은 일품이던 걸.
구월이고, 이 구월도 곧 가버릴 텐데
이 무렵 들릴 만한 노래가 돌아다니질 않네.
(긴 노래 옮길 것도 없고 그냥 지나가지만 영어 가사는 아래 남겨 놓겠어요.)
봄날, 그리고 여름 동안
그 긴 날들
써도 써도 다 써버릴 것 같지 않던 무진장한 시간이
어떻게 달아났는지 어느새 사라졌는지
그 황당한 낭비를 뭐라 설명할 수 없어서
낮이 짧아지고 빛도 기운 가을에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맴이 쪼개 껄쩍한디...
그래도 난 한낮보다는 저녁이 좋고
빛이 살처럼 쏟아질 때보다는 어둑어둑할 무렵이 낫더라니까.
남은 세월 꽤 될 것 같고
부르는 사람 없어도 나 아직 쓸만한 것 같다만
괜히 호기부리는 걸까?
옛적 얘긴데, 다석 유영모 선생이 호암 문일평 선생의 장례식을 다녀오며
시 한 수를 남기셨다. ‘一生鮮’(한 마리 생선)이란 제목으로.
한 마리면 몇 토막에 한 토막은 몇 점인가
하루하루 저며 내니 어느덧 끝점 하루
하루는 죽는 날인데 만(萬) 날 수(壽)만 여기네
맛없이도 머리토막 저며 내어 없이 했고
세간 한답시고 간대토막 녹였으니
님께는 무얼 바치나 꼬릴 잡고 뉘웇네
국거리는 못 되어도 찌개라도 하시려니
찌개감도 채 못 되면 고명에는 씌울 거니
성키만 하올 것이면 님께 드려 보고저
오십 구빌 돌아드니 큰 토막은 다 냈고나
인간의 도마 위에선 쓸데없는 찌꺼기나
님께서 별러주시면 배부르게 오천인
뭘 하는데 썼을까 이래저래 다 해먹고 손에 쥔 건 생선 꼬리만이라
뉘엿뉘엿 황혼녘에 뉘웇게 된다는 얘기,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이신 분이 쓰고자 하신다면
아직도 발릴 살점이 남았다는 얘기.
그게...
(남이 해주는 말이라야지 제가 그래봤자,,,)
아 가사라도 남긴다고 했지.
When I was a young man courting the girls
I played me a waiting game
If a maid refused me with tossing curls
I'd let the old Earth make a couple of whirls
While I plied her with tears in lieu of pearls
And as time came around she came my way
As time came around, she came
When you meet with the young girls early in the Spring
You court them in song and rhyme
They answer with words and a clover ring
But if you could examine the goods they bring
They have little to offer but the songs they sing
And the plentiful waste of time of day
A plentiful waste of time
Oh, it's a long, long while from May to December
But the days grow short when you reach September
When the autumn weather turns the leaves to flame
One hasn't got time for the waiting game
Oh, the days dwindle down to a precious few
September, November
And these few precious days I'll spend with you
These precious days I'll spend with you
어쨌든 구월이니까요...
마음에 있지만 아직 고백하지 못한 사람은
딱지맞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말은 해봐야 되지 않겠어요?
마냥 기다리기엔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되니까.
그저 그런 관계로 계좌번호만 유지하고 있다면
넣든지 빼든지 활성화하고
놓치기 싫다면서 옷자락만 잡고 있을 게 아니고
안지 않으려면 놓아주어요.
만난지 오래라 서먹하더라도
아주 헤어지는 쪽을 택한 게 아니라면
‘가을’을 핑계대고 연락 한번 넣어 봐요.
노래만으로 될 건 아니지만
(그래요, 젊은이들은 노래말곤 줄 게 없었지)
구월에라도 노래 부를 수는 있네.
아, 구월이 곧 노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