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일기 12 You have never older grown


결국 다 벌겋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적화통일’이라는 말은 쓰지 마셔요.)


그렇게 달고 있을 것도 아니고 다 떨어지고 말지요.

{그러니 가을을 ‘fall’이라고 그랬겠네.

‘타락’이라기보다 ‘조락(凋落)’이나 ‘쇠날(衰苶)’이라고 옮기는 게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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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렇게 되었지만...

파릇파릇, 보송보송, 야들야들,

(Sweet sixteen... 이 동네 옛적 말로는 '이팔청춘'이라 그랬지.)

나뭇잎이 푸르던 날에 뭉게구름 피어나듯 사랑이 일고,

갈매나무 갈매빛...

그랬어요.


그러니 측은히 여길 것 없고,

좋은 때 있었던 줄 알면 “I adore you.” 그래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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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라고 어디 같은가, 동근생(同根生)이라도 다 다르던 걸요.

숲의 나무들이 일제히 물드는 것도 아니고

한 나무라도 혹은 아래로부터 아니면 끝으로부터 변화가 오기도 하고

한 가지에 붙은 잎이라고 해서 동시에 옷 갈아입지도 않고

아니, 한 잎인데 “여긴 아직 쓸만해” 하면서 듣는 쪽만 보여주기도 하던데요.

(제가 마음 정하고 변화하는 게 아니고 변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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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로심불로(身老心不老) 다섯 자를 두 자로 줄이면?

‘주책’이에요.

그러니, 저는 안 그런 줄 알아도 남들이 늙은이로 여기면

그러려니 하고 경로 대접이나 받읍시다, 그거라도 베풀면.} 


그렇지만, 아는 이들끼리는 서로 인정해줍시다.

같이 산 세월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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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rling, I am growing old,

    Silver threads among the gold,

    Shine upon my brow today;

    Life is fading fast away.

 

    But, my darling, you will be, will be,

    Always young and fair to me,

    Yes, my darling, you will be,

    Always young and fair to me.


    When your hair is silver white,

    And your cheeks no longer bright

    With the roses of the May,

    I will kiss your lips, and say:


    Oh! my darling, mine alone, alone,

    You have never older grown.

    Yes! my darling, mine alone,

    You have never older grown.

 

    (원작 시와 본래 가사는 끝도 없이 길다.)


 

윤기 흐르던 머리 이젠 자취 없어라~


그래도, “하나도 안 늙었구나”라고 말해주어요.

‘내 사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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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 pond.

좋은 시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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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을 기다림이 두려울 건 없지요?

(‘가을’이란 ‘끊음, 거둠’이라는 뜻이니까)

잘 익어 베고 거둬지면

좋은 날 보냄으로 인하여 감사하며 잠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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