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와트 둘러보기 (2)
언제,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그런 건 ‘검색’을 이용하거나 그러면 될 것이고...
{피라미드도 그렇지만, 결국 현세의 힘 있는 자들이 권력을 영구화하려는 것이었겠는데
불멸을 갈구하는 것은 그들만의 꿈일까?
웅장한 건축물을 통하여 ‘영원불멸’울 보장받을 수 있을까?}
눈으로 보고나면...
다른 사원들이 무더기로 있지만 앙코르와트(‘작은 앙코르’라는 뜻)만 하더라도
단일 건축물로 1500m x 1300m의 크기이다.
비교할 건 없지만, 나름대로 다 아름다움과 ‘그 다움’을 유지하는 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한반도에 세운 것들이 참 작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큰 구조물이 없었다는 것은 왕과 지배층이 백성의 희생과 부담을 민망히 여겨서?
(억지... 그러니까 무슨 위원회에선가는 그런 ‘바로 잡기’에 종사할 것.)
에이, 뭐, ‘크기’로만 우월이 가려진다면, 조선남자들 어디 고개 들고 살겠니?
자야바르만 7세는 자기를 사방 정토를 다스리는 관세음보살로 여겼던 것 같다.
Gotterdammerung?
모든 생겨난 것은 사라지고 없어진다.
생물만 아니고 무생물이라도, 자연물이든지 인공물이든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나무도 있고
한 왕조가 오백년씩이나 이어온 나라의 역사는 관심이 없다던 사학자도 있었다던가
어쨌든, 상대적 지속성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것은 사라진다.
글쎄... 무너졌더라도 돌은 남는다고?
고려 유신 원천석이 훗날 개경을 돌아보고 그랬다고...
흥망(興亡)이 유수(有數)하니 만월대(滿月臺)도 추초(秋草)로다.
오백 년(五百年) 왕업이 목적(牧笛)에 부쳐시니
석양(夕陽)에 지나는 객(客)이 눈물겨워 하노라.
말 나온 김에 길재까지 읊자면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그러지 않았던가.
흥망성쇠가 새삼스러울 게 없고 다 무상한 것이로되
앙코르의 유적을 보고 있노라면 더욱 그런 감회에 잠기게 된다.
1861년에 불란서 곤충학자 앙리 무오가 발견했다는데...
그러면 거기에 살던 사람들, 여태까지 주변에 살고 있는 그 자손들은?
또 서구인이라도 그렇지 이미 선교사 등이 그곳을 지나쳐갔다.
그러니, ‘발견’이란 ‘구미의 대중에게 알려짐’이란 뜻일 것이다.
밀림에 숨겨져 있었다는 것이 보존에 유리한 점이기는 했다.
800년을 견디고는 폴 폿 정권 때(에그, 그 혁명군, 공산당...) 많이 파괴, 약탈당했다.
나무들(Kapok, Banyan)이 사원을 붕괴시켰다고 그러는데
그러면 복원을 위하여 나무를 제거할 것인가?
그럴 수 없다. 나무와 사원은 한데 얽혀 유기체처럼 되어버렸다.
초기에는 나무가 건축물을 파괴하는 주요원인이었을 것이나
이제는 그 나무뿌리들이 벌써 무너졌을 구조물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어있다.
다 그런 것이다.
은원(恩怨)도.
그러니, 원수라고 무작정 미워할 것도 아니고
달콤함이 시큰함을 넘어 쓰디씀이 되어도 그런 줄 알 것이고, 그 반대라도 마찬가지.
마법의 성에는 비밀의 문이 많다.
문이 많다고 다 그리로 가는 문은 아니니까...
‘그’에게로 나아가는 문은 점점 작아져서 숙이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고
길은 점점 험해져 기어갈 수밖에 없다.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지...
(그래야 되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