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에
1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長江後浪推前浪)?
밀린 것은 밀어낸 것이니까 이제 와서 섭섭하달 것도 없다.
밀어내는 것은 밀리고 있다.
{밀었기에 밀린다기보다는 밀리니까 밀 수밖에 없었다.
Nothing personal.}
지금도 그냥 밀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밀고 있다.
밀린다고 슬퍼할 것 없고
애쓰며 밀 것 없다.
운전대를 빼앗긴 게 아니다.
가는 동안 쉬면서 즐기게 되었다.
(사공이 뱃놀이하는 게 아니지.)
2
다들 잘 사는 것 같고
풍년 거지 더 섧다는데(豊年化子),
난 뭐 얻어먹을 데가 많아서 더 괜찮던 걸.
상대적 박탈감? 그런 것 없다.
{강 건너가서는 자네가 공술 들게 될 걸세.
(내 나와바리...)
황천길에 주막이 없다고 그랬네만(黃泉無一店 今夜宿誰家)
목이 잘리고서야 마실 입이 있겠는가?
그건 그 아저씨 얘기고
우리는 확실한 내세관에 따라...!}
3
저만 가만있으면 하늘이라도 담을 텐데
{하늘도 가만히 있지는 않다.}
제 혼자 난리친다고 그럴 게 아니다.
바람이 불어서이니까
그더러 뭐라 할 수 없는 노릇.
그랬잖아, 나무가 가만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더라고.
{바람도 불고 싶어서 부는 것도 아니고
저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네.
음, 여기서도 Nothing personal.
하늬바람, 마파람, 높새바람, 샛바람, 갈마바람, 덴바람
꽃샘바람, 남실바람, 명지바람, 매운바람, 색바람, 손돌바람, 산들바람, 흔들바람, 싹쓸바람
다 남들이 불러주는 이름이지 제가 지은 것 아니라고.}
4
흔들린다고 부끄러운 게 아니다.
뉘였는데 일어선다고 칭찬할 것도 없다.
꺾이되 쓰러지지 않는다, 그게 자랑?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나중에 심지를 갈고 등피는 닦아야 할 거라.}
5
월요일부터 등산복 입고 나서는 이들
벌이가 시원찮아도 타이 매고 출근하는 이들
눈 마주치거든 서로 웃어주자.
수만 가랑잎 두런거리는 소리
직책 때문에 인격도 상위인 줄 알고 어린애 칼 휘두르듯 함부로 내뱉는 소리
다가왔다가 어쩌지 못하고 가버리는 바람처럼...
6
새날은 새로 받은 날
날마다 새로워 날로 새로울 날.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좋아야 할 날 좋은 날 될 줄로 믿고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