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릿 시내에 물이 마르면
그렇게 얼마를 지내는데 개울의 물마저 말라버렸다.
온 땅에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훼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내렸다.
“여기를 떠나 시돈 지방의 사렙다로 가서 그곳에서 살도록 하여라.
거기에 한 과부가 살고 있는데 내가 그 과부로 하여금 너에게 음식을 주도록 해놓았다.”
(열왕기상 17:7-9)
워낙 수량이 많은 강은 한참 가물어도 바닥을 드러내지 않지만
평소에 이름뿐이던 개울은 마를 수밖에 없다.
여름에 시원찮았다면 가을에 기대할 것이 없을 터.
{물 없는 시냇가에도 가을은 찾아오고, 그 가을도 곱다.
고와서 더 슬프기도 하고.}
그러면 어떡하냐고?
살 수 있다면 무얼 먹고 사냐는 건 문제가 안 된다.
살려주실 줄로 믿으면 ‘어떻게’는 그분께 맡기자.
그릿 시내가 마르면
시돈 땅 사렙다로 가라고 하신다.
사렙다 과부에게도 먹을 것이 없는데
남은 것마저 빼앗아 그녀와 가족을 죽게 하셨는가?
남은 밀가루 한 줌과 기름 몇 방울로 마지막 떡을 만들어 먹고 죽을 모자는
그 떡을 바치고 살아남았다.
나중에 병으로 죽었던 아들에게는 생명의 호흡이 돌아오기도 했다.
천수답(天水畓)은 봉천답(奉天畓)이라고도 한다.
비가 와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
어떻게 하늘만 쳐다볼 수 있냐고 해서
‘인공적으로’ 경작지에 물을 공급하는 관개(灌漑)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한 관개문명은 강력한 중앙통제력을 갖춘 전제군주와 함께 출현했다.
관개가 국가총생산량의 증대에 결정적 요인이기는 하겠으나
그래서 농민이 더 잘 살게 되었던가?
저수지와 수로의 혜택은 생산자에게는 별로 돌아가지 않았다.
하늘만 쳐다보는 땅은 하늘이 돌보는 땅이기도 하다.
천수답, 하나도 치사하지 않다.
너희가 들어가 차지하려는 땅은 너희가 나온 에집트 땅과는 다르다.
거기에서는 씨를 심은 다음 채소밭에 물을 줄 때처럼 발을 놀려 물을 대어야 했지만,
너희가 건너가 차지하려는 땅은 산과 골짜기가 많은 곳이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로 땅을 적신다.
그 땅은 이렇게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몸소 돌보아 주시는 땅,
해마다 정초부터 섣달 그믐날까지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눈을 떼지 않으시고 보살펴 주시는 땅이다.
(신명기 11:10-12)
저로 하여금 “제게 부족함이 없습니다(I shall not want).” 라고 말하게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