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6120401.jpg

 

 

거기 눈 쌓일 만큼 왔다지?

별나라 거긴 남촌이잖아

담 곁에 많이 폈다던

흰 장미들은 그럼 어떻게 됐나?


꽃들은

밖에 있는 꽃들은

이제 못 보겠네

동백 피고

매화 터질 때까지는


 

6120402.jpg

 

6120403.jpg

 

                               6120404.jpg

 

 

여기도 추워졌어

아픈 사람들뿐이라 좀 그래

아버님은 공식적으로 도움 받는 분이고

{그래도 어른은 기운을 좀 차리셔서

날마다 설교가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오}

도우미 아줌마는 서 있는 것이 죽을 맛이고

나는 감기 몸살

몇 날 나가지 못했네

{잘 있냐는 인사 대신에

엄살 받아달라는 얘기구나}

 

 

6120405.jpg

 


그게...

아프면 아픈 대로 괜찮더라는


     물건이라도 새로 산 것에는

     마음이 가지 않듯이

     조금씩 흠집이 생기면서

     물건과 친해지듯이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

     어딘가가 아프거나

     망가졌을 때 비로소

     사람의 몸은 사람의

     몸으로 돌아온다


      (나태주 ‘흠집’에서)

 

 

6120407.jpg


 

그럼...

재미없더라도 잘 견디기를

Till we meet a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