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에서 1

 

 

큰 산에는 하루에도 몇 번 비가 내린다.

발비 아니라도 옷 젖고 비거스렁이에 떨게 될 만한 비 뿌리는 일이 잦다.

흐림 - 비 - 진눈깨비 - 싸락눈 - 갬, 그러다가 어두워지고 다음날 눈보라 - 비 - 그치고 갬

어쩌다가 쾌청해지면 볕뉘가 얼마나 고마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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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우리가 찾아간 날에...” 그럴 것도 아니다.

가을에는 늘 그렇다.

그러려니 하며 최악이 아닌 걸 감사하며 살기.

궂은 날에도 그런 대로 좋은 일이 단단한 結節로 자리 잡고

그렇게 키 크듯 쌓여간 것을 두고 “즐거웠던 옛날의 노래를 다시 한 번 들려주오”로 회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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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에 많은 의미를 두는데, 그니까 첫사랑, 첫 경험, 첫눈... 해가며.

높은 데에서는 사철 시나브로 눈이 내리니까 첫눈이랄 게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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謙齋의 眞景山水畵를 보는 듯.

흑백사진 아닌데 수묵화처럼 나왔다.

좋은 경치를 두고 “그림 같다”는 말을 하는데 모를 일이네.

잘 그린 걸 두고 “실물 같다”고 해야 될 텐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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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눈에 덮인 듯해도 녹고 햇볕 받고 그러지, 나무는 살아있고 자란다.

어린 전나무 위에도 눈이 뿌렸구나.

응, 늙은이 머리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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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미라 동굴 벽화에서처럼 사냥감을 그리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처음부터 자신을 닮은 조형물을 만들었을 거라.

간단하게로는 ‘한겨울에 밀짚모자 꼬마눈사람’으로부터.

어느 聖人이 눈사람들을 만들어 놓고 “나의 아내여, 아들딸이여” 그랬다는데

눈사람은 사라지니까, 그렇게 관계도 사라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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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것을 없다고 그러는 것은 진위를 가릴 수 있다.

“봐, 있잖아!”로 보여주면 될 일.

없는 것을 있다고 그런다?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거든.”으로 버틸 수 있으니까 금방 끝날 얘기가 아니다.

신 존재 증명이니 부인이니 하는 게 그런 것.

 

판세가 드러난 듯, 한 쪽이 이긴 것 같지만 {어찌 그런 처신을...}

이겨? 일없이 우겨대어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강요하고

가만히 있다고 낌새를 모르나, 국면전환용으로 시작한 음모와 작전인 것을.

그러지 말자.

안개 걷히면 드러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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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는 Chinook이라는 바람(foehn wind)이 때로 부는데

태풍처럼 들이닥친 바람은 기온을 몇 시간 만에 20~30도씩 올려놓는다.

기록으로는 한 시간에 41도(from -19 to 22°C, -2 to 72°F) 올라간 적도 있다. (In Pincher Creek, in 1962)

그러면 2 ft 정도 쌓인 눈이 하루에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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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기후에서는 보기 좋은 활엽수들이 살아남기가 어렵다.

“어, 봄인가?”하고 눈트고 움돋았다가 얼어 죽고 말게?

해서 상록수들 말고는 Aspen, Cottonwood 정도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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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람 사는 데에는 심은 꽃들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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