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곡 - 산, 물, 그리고...

 


팔당호가 채워지기 전에 그러니 사십 년 전쯤까지

뒷동산에서 보면 양수리 다리 앞쯤에 떠드랑산이란 게 있었다.

마른 때는 달맞이꽃 듬성듬성 피던 자갈밭 끝자락쯤에 걸쳤고

장마철에는 강 한 가운데 작은 섬 하나 떠있듯 했는데

어느 해 심한 홍수에 산 한 자락이 떠내려 왔다가 눌러 앉은 것을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전국토의 모텔화와 가든화 운동의 첫 희생자쯤 되는 두물머리 언저리에

“여긴 첨부터 내 자리였어”라며 버티는 거북선만한 것이

그때 그 떠드랑산인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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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세다 해도

저 인도양 연안을 강타한 해일 같은 것이 닥치는 적이 아주 없지도 않겠으나

아무렴 조선 땅을 흐르는 강들이 산을 떠내려 보내겠는가.

밤낮으로 천년을 핥다 보면 패일 수도 있겠지만

강은 산을 밀지 못하고 돌아간다.

산에서 토해낸 물들이 성질부리며 떠나왔어도

강이라고 할 만큼 합류하고 나서는 깊고 조용한 흐름이 되어

지나는 산들에게 인사는 하지만 피해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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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또 어떠냐 하면

사나운 기세로 피어오르고 한번 부딪쳐보자며 산으로 돌진하다가

깨지 못해 넘어가고

더러는 눈물 되어 떨어지면서 기운이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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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향산, 2006년 여름


다른 것들은 가버리고

산만 거기 남는가?

거기 있는 산이라고 옛 산 그대로는 아니다.


떠나고 보내고

가고 남고

아름다움이 즐거운 것도 아니고

슬픔이라고 싫은 것만도 아니고

배신은 무슨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따로 있는가

인연 따라 만나고 헤어지고 그러는 게지.


{별 뜻 없고 한국가곡 들으며 그냥 주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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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강 (한여선 시, 임준희 곡, 바리톤 임성규)


  마른 갈꽃 흔들며 겨울이 우는 소리

  홀로 찾아와

  듣는 이 누구인가

  푸르게 흐르는 저 강물처럼

  세월도 그렇듯 흘러갔거니

  쓰러진 물풀 속에 길 잃은 사랑

  하얗게 언 채로 갇혀 있구나


  그 어느 하루

  떠나지 못한 나룻배엔

  어느 나그네의 부서진 마음인가

  소리 없이 눈은 내려 쌓이는데

  언 하늘

  마른 가슴 휘돌아,

  또 다시 떠나는 바람의 노래

  나그네 홀로,

  홀로 서서 듣고 있구나.

 

  {곡은 좀...}

 

 

{죄송합니다.  저작권법이니 해서 죄어 오기에 첨부 파일 다 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