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온 아침

 


첫눈인데 저렇게 왔네

싸라기나 진눈개비나

성의 없이 집적거린 게 아니고

펑펑 젖도록 힘써줬으니

자네 참 오달지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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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렸다고 신열 식지 않았고

핑계대자면 몸살중이지만

부르는 이 있으면 나가련다.

생각뿐이지 누가?


“그대는 눈”이라고 문자 보내고 싶은데

거기 사람 없어요?

만나길 바라도 좀처럼 안 나타나고

어쩌다 마주치면 흐지부지 지나가는.

 

이런 눈이라면 참 좋겠다

단 한번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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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일부예배 나가는 교인들 찍어놓은 발자국에

부지런한 경비 아저씨는 이미 길 치기 시작했으니

아파트 단지에서 무슨 전인미답을 기대하랴

저만 해도 참 좋다.

 

이팝나무라기보다는 조팝꽃이라 하는 게 낫겠다.

저승 가는 길에 배고프지 말라고 버드나무 숟가락으로 퍼 넣던 쌀알은

저리 넉넉하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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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도전하시는 어른께서 갑년 생일 맞는 아들의 등에 대고 그러신다.

“넌 성격을 고쳐야 돼.”

{내 몸 아파 좋은 낯으로 모시지 못했으니 꾸중 들어 싸다.}

 

길 건너는데 눈에 꽂히는 광고 배너(banner)들-

“연말연시 동문회 대비 음치교정 음치 박치 고음불가 절대 자신”

“얼굴 축소 교정 100% 만족”

“한 달 안에 10kg을 감량하지 못하면 전액 환불”


{변화해야 사는 줄은 알지만 교정만 변화는 아닌데

에고 이제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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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비워둔 얼음궁전에서 연기 피어오르면

유리와 라라가 돌아와 생솔가지 때는 줄이나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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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추위 타는 줄은 알지만

그래도 겨울에 눈 맛볼 만한 데에 마련해야 되겠지?

눈에 홀려 헤매던 Steve Kim 들어와도 금방 찾을 만하니까

길은 늘 열어두자.

피할 것도 숨을 이유도 없지만

좀 떨어져 살고 싶다는 얘긴데

그렇다고 찾아오는 이를 마다할 수는 없겠지.

 

{준비한 게 없어서 그리 될 것 같지 않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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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 white?

눈은 눈빛이고 흰색은 흰색이지.

네 살 눈부시다 해도 살은 살색이고

수수깡 속살이나 달래뿌리 같다 할 게 아니지.


눈길 걷다가

그대 생각 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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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해 났다.

개인 건 좋은데

금방 녹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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