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에서 2

 

 

떠나는 날 쨍 내려쬐는 햇볕과 함께 파란 하늘이 드러나서 고맙기는 했지만

“진즉...”이라는 야속함도 없을 수 없었다.

왜 느지막이 찾아온 행운에 대해서 곱게 봐줄 수만은 없는 마음 있지?

“그래도 이게 어딘데...” 싶으면서도 말이지.

 

마지막에는 늘 아깝더라고.

허락된 것조차 다 누리지 못하고서도

그 괜한 억울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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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울타리 안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품격이 떨어지지 않은 산들이

도열해서 작별의 예를 표하는 것 같아 찡 했다.

고맙다, 그때는 ‘밖에 있는’ 너희들과 놀게.

“널 보러 다시 올게.”라는 애매한 약속으로 달랠 이유도 없고 믿지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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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rear-view mirror로 보게 되는 경치.

{앞으로 안전하게 가자고 백미러가 장착된 거지 발목 잡으라는 건 아니니까.

그렇게 다 잡는 시늉하고 안타깝지만 가야한다는 표정 짓는 거지

그때 지나면 다 잊어버리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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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안에 곤돌라-케이블카- 타는 데가 세 군데 있다.

Banff town 안 온천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많이 찾는 데가 Sulphur Mt. Gondola이다.

덕유산이나 설악산에서 케이블카 타보신 분들은 “아 이런 편리한 것...” 하시겠는데

난 지리산에 들여놓겠다는-그것도 인접 시, 군마다!- 아이디어에 반대 한 표.

 

8분 동안 700 m(2300 ft)를 올라가면 2281 m 정상 가까이에 이른다.

{700 m 높이를 걸어서 올라가겠다면 5.5 km 하이킹 두세 시간 걸린다.}

360도 전망의 連山들을 보려면 600 m 정도 걸어 전망대로 가야 하는데

“에구 추워라, 귀가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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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랐다는 건 치켜다보던 것들을 눈높이로 볼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영웅들이 예전처럼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더라는 얘기.

까마득히 높았던 산들이 눈앞에 있어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깔볼 것은 아니지만, 견줄 수는 있으니까.

“큰 산아 네가 무엇이냐 [내] 앞에서 평지가 되리라.” {Cf. 슥 4: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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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한 친구는 곰을 보지 못했다고 못내 아쉬워한다.

마주쳤으면 어쩌려고?

거리를 두고라도 곰을 볼 확률이 높은 곳은 Lake Louise에서 곤돌라를 타는 길,

그리고 솔찮은 봉사료 내고 가이드가 따라 붙어 險路 탐험에 나셨다가 곰을 보지 못하면

선금 일부를 돌려주겠다는 데도 있다.

사람과 wild life는 공간 확보라는 생존 목표를 두고 대척(對蹠) 관계에 서게 된다.

{멸종위기에 놓인 것들이 인간의 보호를 받는 병 주고 약 주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돌출변수가 상존하지만 완충지대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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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두 컷은 보도 사진

 

 

두 달 전 (8월 22일) CBC 뉴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Sundance Canyon Trail에서

Grizzly bear가 black bear를 잡아먹는 장면을 방영했다.

No 122로 등록되어있는 회색 곰(250 kg)이 그보다 훨씬 작은 놈을 다 먹고 단단한 뼈만 남겼다는.

그 녀석이 지역을 배회하는 며칠 동안 물론 (인간의) 그쪽 출입은 통제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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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이건 뭐지? 김은 안 나지만 반짝거리는 것이 오래 되지는 않았는데...

아마도 caribou(순록) 것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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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산에서만이 아니지만} 하루 중 가장 좋은 때는?

아주 캄캄하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니까 그때는 말고

어두워지는 때.

말하는 사람의 눈동자를 볼 수 있을 만큼.

{결점들이 있다면 가려지고.}

불을 켤 것은 아니지만

보여준 만큼은 볼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