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어요
{그냥 (no more, no less) 돌아왔다는 인사, 잘 왔다는 소식이에요.}
떠날 때조차 돌아가는 길이라 여기며 살기.
지구가 둥글어서도 아니고 극즉반(極卽反)이라는 얘기도 아니고
한걸음마다 더욱 가까워진다는 느낌이어서인데
한편으로는 “그대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라는 생각도 들거든.
한참 가도 닿지 않는 길에서 재회를 기다리거나 그럴 것도 없다고?
하긴 만나면 새사람이고
그가 그때 그 사람 같으면 편안한 동행이 될 것이고, (For a while).
떠나기 전날 한 번 더 모였다.
한겨울인데 달이 차질 않네.
보름인가 했더니 눈여겨보면 조금 이지러졌다, 16야구나.
부풀고 꺼지는 건 되풀이되니까 신경 쓸 것 없고
참 밝구나.
그러니 그때 달이 참 밝더라는 기억만 남을 것이다.
‘떠날 때는 말없이’는 과한 것이고
{“그럼 몸 성히...”라는 variation도 있긴 하지만 보통}
“잘 있어요 잘 가세요 그 한마디였었네” 정도는 한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절제’일까?
헤어짐이 그렇게 시시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그럼 어떡하겠냐고?
돌아가시고 한참 후에야 슬퍼지듯이
장엄한 의식 한번 치르지 못하고
얼마나 세월이 흐르고 나면 그렇게 될까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라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러니까 부부나 친구 사이에 여행으로 잠시 떨어지듯 하는 게
좋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