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1
{그렇게 오래 된 건 아닌데도}
설이 오면
여러 해 한꺼번에 지난 것 같다.
억울한 사람이 제가 잘못했다고 찾아 나서더라.
눈물짓던 사람이 빌더라.
더 사랑해서연지.
뒷모습 보며 한숨 흘린 사람이
앞모습과 마주치려고 헤매더라.
갈 데 없는 사람에게
올 사람 없어
그냥 나가본다.
바람이라도 길이 있으니까
바람받이에 앉은뱅이로 오래 지켰건만
목 지나친 바람 여럿이어서
간 건지 안 온 건지 잘 모르겠다.
김환기 Oskar Kokoschka
그냥 춥기만 한 게 아니고 얼음비가 내렸으니
Adding insult to injury라 하겠는데
그간 살아남은 꽃에겐 참 안 된 일이지만
{제 명에 시들었거나 그렇게 버텼거나...}
장미나무는 죽지 않았고 제 철에 새 꽃 피울 것이다.
Comme tout meurt vite, la rose declose,
(... ...)
Les plus longs amours sont courts!
“그럼 됐다” 하자.
Winter storm 걷히고 나니 저렇게 좋은 것을.
새 날이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