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별들 남았는지

 

장난꾸러기가 장난칠 맘이 없으면 병든 거라고

삐딱 체질이 씹기를 즐기지 않는다면 단단히 탈이 난 게야.

누가 내 관절로 도가니탕을 끓이려는가.

{우와, 가벼운 몸살증세에 엄살은 취주악으로.}

동물은 놀이상대 없으면 잠이나 자고

사람은 할 일 없으면 생각하게 되는데

이미 지끈지끈한 머리에 뭐가 떠오르기나 할지...

눈앞이 캄캄하면 별이 떠오르지 않던가.


별 있어?

언제나 뜨는 건 아니지만

그게 별이 사라진 게 아니고

먼지가 많이 낀 게지.

{황사가 심하다며?}

예전엔 참 별이 많았더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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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원 님을 기리며}


별을 낳는 것은 밤만이 아니다.

우리의 가슴에도 별이 뜬다.

그러므로 우리의 가슴도 밤이다.

그러나 우리의 가슴에 별이 뜨지 않는 날도 있다.

별이 뜨지 않는 어두운 밤이 있듯.


우리가 우리의 가슴에 별을 띄우려면 조그마한 것이라도 꿈꾸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다른 것을 조용히 그리고 되도록 까맣게 지워야 한다.

그래야 별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러므로 별이 뜨는 가슴이란 떠오르는 별을 위하여 다른 것들을 잘 지워버린 세계이다.


떠오르는 별을 별이라 부르면서 잘 반짝이게 닦는 마음-이게 사랑이다.

그러므로 사랑이 많은 마음일수록 별을 닦고 또 닦아 그 닦는 일과

검정으로 까맣게 된 가슴이다.

그러므로 그 가슴 앞에서는 조금이라도 광채를 가진 사람이면 별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그러므로 사랑은 남을 반짝이게 하는 가슴이다.


사랑으로 가득 찬 곳에서는 언제나 별들이 떠있다.

낮에는 태양이 떠오르고 밤에는 별들이 가득하다.

그러므로 그곳에서는 누구나 반짝임을 꿈꾸고 또 꿈을 사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랑으로 가득 찬 가슴에 투망을 하면 언제나

별들이 그물 가득 걸린다.


     -오규원, ‘작은 별에 고독의 잔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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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가 아깝다는 생각 들면

사랑하지 않게 된 거야

향유 붓던 여인을 손가락질하던 사람들처럼.

보호자와 숭배자들로 둘러싸인 아이에게

정인(情人)의 정체를 가르쳐주는 건

무슨 숭고한 사명 같은 게 아니니까

네 할 일은 그저 그렇게 쏟아 붓는 것.


그땐 참 고기가 많았다.

도랑에서 삼태기 쳐들 적마다 넙치 몇 마리 펄떡이고 그랬다.

네 가슴에 투망질하면 은어 몇 마리쯤 걸려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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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으로 끝나지 않고

안 보더라도 저물거나 사위거나 사라지는 게 아니니까

모옥(茅屋) 품은 산처럼

네게 안길 사람 올 때까지

하늘처럼

물처럼

산처럼

거기 그렇게 남아있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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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형철 (남도사랑.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