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2
누가 후진 기어를 넣었는가
갑자기 겨울로 돌아간 듯 해
때 아닌 함박눈까지 쏟아지고
일탈은 타락과는 다르지
벗어나긴 했지만 멀지 않은 데 있으니까
때 되면 돌아온다고
다시 추워짐을 불평할 게 아니고
봄이 빨리 왔던 것을 감사하고
움츠렸다가 다시 펴면 두 번 좋았던 셈이잖아
닫아 걸어두기만 할 거라면 문은 뭐 하러 냈나
드나들어야 하니까
문은 있어야겠는데
문 내자고 벽 만든 건 아닐 거라
벽이 먼저지
가리기도 하고
피하기도 하자고
벽을 세웠겠지
그게 언젠가 주저앉긴 하겠지만
일부러 허물 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