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 콜로라도의 가을 3 Durango & Silverton
조선 사위 얻었는데도...
비행기 갈아타면서까지 가져간 김치와 장조림, 빈대떡, 컵라면 먹을 틈이 없었다.
집에서는 저희들 먹는 대로, 나가서는 한국식당이 없으니까.
세계여행하면서 김치 타령하는 이들 우습게 여겼는데, 나도 나이 먹어선지...
아침 이렇게 먹고 (빵과 계란도 있었지만)
이 정도 점심은 그런 대로 먹을 만 했고
뭥미? 기차에서 내리면 몰려가는 식당의 pork-rib인데, 거 참...
줄잡아 600 acre는 될 거라, 그런 넓은 농장에서
소, 염소, 닭 키우고 채소 재배, 모든 재료를 자급자족하며 음식을 만들어 판다.
정육점, 승마, 농장 체험, 숙소 운영, 별 거 다하네.
{왕년에 해보고 싶었던 건데... 꿈만 있었지 기획과 노력이 따르지 않았지.}
저녁식사는 좀 나은 걸로 하자고 그랬는데...
수인선 협궤열차 왜 없앴지?
Durango에서 Silverton까지 승용차로 45분 정도면 가는데 기차로는 3시간 걸린다.
웬만하면 터널을 뚫지 않아 꼬불꼬불 돌아가는데다가 속도를 내지 않으니까.
왜 곧장 빠르게 가지 않고? 그게 고속도로와 운하를 건설한 나라하고는 다른가보다.
싸지도 않네. 편도요금이 94불이라니!
그렇게 가서 볼 것은? 고도 9318 ft-2840 m-에 위치한 주민 530명이 사는 마을이다.
뭐가 있기에? 없다. 예전에 은을 캐던 광산 흔적이 무슨 볼거리라고.
기차 종점, 그리고 더 가야 하는 사람들은 밥도 먹고 급유도 해야 할 것이고.
마을 홈피에는 paradise라고 했다.
그야 샹그릴라에 무슨 볼거리가 있어서? 기후가 좋아서? 평균소득이 높아서?
사는 사람들의 행복감이 높으면 좋은 데지 뭐.
{Silverton은 그럴 것 같지 않지만... “‘거기 가봤어’의 리스트에 하나 추가요.”}
Durango는?
인구 17000명이나 되니 남 콜로라도의 거점 도시쯤 된다.
고도는 6512 ft-1988 m, 것도 만만치 않네.
스키어들을 위한 숙박시설들이 많고, 근처에 괜찮은 산책길들이 널렸다.
“자네 Abe-링컨-이구나” 그랬더니 “날 아네~”로 응수
골라서 세 코스 걸었다.
트레일 들머리에 차를 대고 두 시간쯤 올라갔는가, 이런 ‘Upper parking’이 거기 있는 거라. 쩝.
더 못 가겠다는 사람이 있어 내려가서 차를 가져왔다.
아 그 위로도 차로 갈 수 있는 길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거라.
덕분에 다른 산들의 정상과 ‘맞먹는’ 체험--눈높이로 마주보기-을 할 수 있었네.
아 그 헉헉거리며 올라가던 길을 mountain bike로 올라가는 이들도 있네!
풀빵장수 아줌마와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세 개 5불
시골 오일장 같은 Farmers Market이 토요일 오전에 선다.
볼품없는 채소나 과일 몇 개 들고 와서 펴놓았는데, 다들 ‘natural’이니 ‘organic’이니 그런다.
{오메, 엄청 비싸네.}
‘Home-grown’이라고 유기농은 아니잖아, 그냥 소규모일 뿐이지.
이곳 주민들은 별나게 ‘건강에 좋은’을 부르짖는데
그 환경주의자들, 자연산/ 유기농산물만 골라 찾는 이들, ‘건강에 좋다는’을 밝히는 이들
앞뒤 안 맞는 주장과 생활방식이 황당한 경우가 많더라고.
내가 보컬로 껴들어야 완성도가 높아질 텐데...
1불 냈다고 고맙다며 한껏 웃어주더라고.
“콜로라도의 달 밝은 밤은”을 꼭 부르고 싶었는데
콜로라도 강을 가지 못했고, 달도 겨우 반달로 접어들 때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