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생신
어머님 생신이다. 살아 계시다면 89세.
아버님은 기억하실까?
전세 빼달란다고 이제 어디를 가야 하는지 걱정하시다가
지금은 안정환 나오는 축구를 열심히 보신다.
어른 모시고 있어도 어렵기만 하고 생각나느니 어머님이다.
정주며 보살피지 않았으니 아이들도 이 다음에 제 어미만 생각하리라.
그때 뒷동산에서 내려다보다가 어머니께서 강 건너오시는 것을 확인하고
{상거 3 km 정도였음. 눈 좋던 시절 얘기.}
내달리다가 그만 돌부리에 걸려 고꾸라졌다.
들고 있던 꽃 한 줌-나리, 도라지, 패랭이꽃-을 망가트리지 않으려고 제대로 집지 못해서 많이 다쳤더랬다.
배 닿자 꽃다발 전해드리고 울음을 터트렸었지.
그 연세 사람들이 그랬듯이 옛날의 금잔디, 유모레스끄,
꿈속에 그려라 그리운 고향-채에리사베타가 부민관에서 불렀다던가, 고향집에 홀로 계신... 등을 즐겨 부르셨고
불알-전기다마-에다가 해진 양말을 씌워 꿰매시며 “꼬매어도 꼬매어도 밤은 안 깊어”를 부르셨다.
더 할 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