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떠난다고 폼 잡는데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다.
매인 것 끌러져 날아갈 것 같을 때에 움찔거리며 주목받기를 원했다.
발을 땅에 대려고 해도 끌려 올라감을 어쩌지 못해서 하늘로 빨리듯 올라갔다.
“앗!” 하는 희미한 탄식과 함께 손을 내뻗었지만 그 타이밍?
끈이 그냥 풀린 게 아니었구나, 나중에야 알고서 좀 서운했다만
차라리 잘 됐다고 여겼다.
마침내 놓였구나, I'm free.
높이 올라가니 무서워졌다.
어디로 내려서게 될지
바람이 모는 대로 가는데 길을 아나, 내가 택할 수 있나.
Most likely 기압의 차이로 공중 폭발할 것이다.
산화(散華)로 여기고... 그게 두려운 게 아니고...
내가 사랑한 것, 나를 억압한 것, 우러러보이던 것이 너무 작아져서
너무 시시해보여서...
그래도 그것들에게 다시 내려가서
날고 싶더라도 함부로 손놓을 게 아니라고
뿌리쳐도 매달려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