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사과 한 봉지를 들고 들어오는데
씹지도 못할 사과를 뭐 하러 샀냐고 그러시기에
“제 먹을 것도 좀...” 그랬다.
사과가 싫어서가 아니라
한 알밖에 안 주겠다니까
그리고 사과는 작으니까
딴 걸로 달라고 그랬지.
사과 속에 씨가 들었고
씨 속에 사과가 들은 건 몰랐다.
사과 없이도 사과나무 자란 줄 몰랐다.
사과나무라고 다 사과가 열리는 건 아닌 줄도 몰랐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구름이 논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大地가 숨쉰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강이 흐른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태양이 불탄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달과 별이 속삭인다.
그리고 한 알의 사과 속에는
우리 땀과 사랑이 永生한다.
-구상, ‘한 알의 사과 속에는’-
뭐가 그리 기냐?
한 마디로 하자면,
한 알의 사과 속에는
벌레가 꼼지락거린다.
ApfelApfelApfelApfelApfelWurmApfelApfelApf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