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UT
출근길에 지나치는 간판들, ‘계룡산 신통녀 철학관’... 그런 것들 사이로
어설픈 화살표와 함께 ‘In-n-Out Mart’가 보여 반가움에 “아!” 했다.
그게 무슨 체인은 아니고, 미국에 살았거나 눈썰미 있는 분이 다녀와서 낸 편의점 아닌가 싶다.
미국 서부(CA, AR, NV)에만 있는 IN-N-OUT Burger는 버거 류로는 가히 으뜸이라 할 만하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끼워 넣는 비싼 버거가 아닌 다음에야 그만한 것이 없다.
맥도날드, 버거킹... 으~ㅁ, 설레설레.
{그에 미치지 못하지만 캐나다에서는 Harvey's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
메뉴도 간단하다. Double-double, cheeseburger, hamburger와 감자튀김으로 기본
거기에 소다수와 셰이크가 전부.
마이크로오븐과 냉동고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얼려둔 것이 아니라 신선한 재료만 사용한다는 자존심.
실제로 감자튀김은 그 자리에서 껍질을 벗기고 썰어 넣는 과정을 보여준다.
뭐 선전하자는 게 아니니까 그 정도로...
왜 그렇게 사랑받는데 점포 수를 늘이지 않을까? 전국, 글로벌 체인으로 확장하지 않는지...
그게 품질-맛과 서비스- 관리를 위해서라도 소수의 직영점만 운영하겠다는 얘기.
좀 억지였지만 ‘추억 만들기’ 여행으로 큰아들만 데리고 캘리포니아를 간 적이 있다.
마지막 밤에 꼭 인앤아웃 버거를 먹어야겠다는,
LA에 와서 그걸 안 먹고 간다는 것은 풀장에 와서 수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우겨서
심야에 찾아 나서기는 했는데
시내에서 주행거리 35km, 그동안 지나쳐간 패스트푸드 점들이 한두 개이었겠는가
그렇게 헤매다가 드디어 선셋 불루바드에 있는 인앤아웃을 찾았다.
나는 약 올라서 안 먹으려다가 “어디, 한 입만...” 했는데
“어, 그게 아니네...”로.
그래도 그것이 인연이 되었는가 나중에 마이클은 Hollywood로 가게 되었다.
물동이 호미자루 내던지고 서울 올라간 앵두나무 집 처녀가 어떻게 ‘가수 학원’까지는 나왔다 치고
“그렇다고 카수가 되는 건 아니잖냐...” 하며 말렸지만
시나리오를 쓰겠다고, 기회가 닿으면 감독이 되어보겠다고...
여름에 London Film School에 다녀오고 싶다는데
도와주지 못한다...
1948년 창립 이래 창업주의 유지를 따르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포장지, 일회용 컵 같은 데에 ‘John 3:16’이라는 표지를 꼭 해둔다.
{클래식 기타리스트 Christopher Parkening도 그의 CD 속지 같은 곳에 그런 표지를 남긴다.}
“그게 뭐지?” 싶은 사람도 없지 않을 테니까...
하나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시기에 외아들을 보내주셨어요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고.
{촌스럽게 들릴까봐? 한국교회는 이제 그런 말씀 잘 안 하데?}
상호의 뜻이나 사인의 화살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를 들여다봐도 설명이 없다.
그런 뜻이 아닐까 혼자 생각이지만...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사람이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
(Mt. 7:13, 14)
아닌가?
가는 길에서 돌아서라는 뜻?
들어올래 나갈래, 살래 죽을래?
{아닐 것이다. 그렇게 간단히 처리할 수는 없겠지...}
그냥, “일루 와. 맛있는 델 두고 어딜 가?” 였는데, 오버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