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기
멀리 간 줄 알았어
오래 있을 걸로...
마음이 닿지 않을 거리는 없지만
보고지내면 좋겠다.
오란비에도 볕 나는 날 있지만
개였다 그래도 비구름 근처에 머물듯이
떨어져있다고 가버린 건 아니네.
더 기다리지 않기로 한
직전에 지나간 게 막차인데
그러고도 ‘행여나’ 자락 놓지 않았으니까
“이번에 안 오면 아주 안 오는 걸로”
흥 없이 반복하는 후렴만큼
세월은 덧없이 흐르는구나.
바람 부는데 바람 타고 오는 것 없고
비 내리는데 비 따라 오는 게 없다.
기다림의 언덕에 늘어선 풍력발전기
하나만 아니구나.
나만 아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