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1

 

 

서울 11월하고는 좀 다른지 잎들이 “나 좀 봐줘요” 하며 아직 달려있다.

봄에 가로와 뒷골목을 온통 하얗게 만드는 꽃배나무와 여름 내내 색깔을 드러내던 배롱나무는

가을에도 곱게 물든 잎들로 마지막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슨 영화였더라? 식구들 밥 차려주고 죽은 일본 여자...}

거기는 첫눈 왔다는데... 아는 이들 김장 할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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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한국사람 집 앞을 지나가게 되는데 감나무 가지가 보도를 가로막고 있는 거라.

누가 따갈까 봐 대추는 일찍 거두더니 감은 왜 남겨두는지?

가지에 달린 채로 연시 될 때까지 기다리는 건지?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 했으니, 그 앞에서 머뭇거리기가 신경 쓰이지만

지나가며 한 방 눌렀다.

{커튼 사이로 내다보고 있을 거라?}

인사 트려는데 잘 안 되더라고.

“감나무에는 다섯 가지 덕이 있으니...” 같은 얘기도 해주고 싶지만...

그래도 고향의 가을빛을 이곳에서 보여주는 ‘고마운’ 집이니 그만 흉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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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끼고 造景 삼아 만든 못에 못 보던 새들이 방문한 것 같아 가까이 가봤다.

“아니 너희들이 여기는 웬일이야?” 펠리컨이잖아!

너희들 올 곳이 아닌 줄 알지만, 물고기도 별로 없지만, 온 김에 오래 머물 수 없겠냐?

아침에 떠나더라.

이동 중에 하룻밤 쉴 요량으로 들렀던 게지.

 

그렇게 스친 인연 중에 “정 주고 가지 마”라고 붙들 이유를 댈 수 없어 떠나는 뒷모습만 본 적? 더러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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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공연 표 예매하러 줄서있나? 아니면, 배식 차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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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 크게 하다 보면 생선이라도 입으로 떨어질까 봐?

 

 

 

가는 것, 머무는 것 다 겨울을 준비한다.

가는 것도 겨울 날 데를 찾아 떠났겠지.

겨울은 「겨시다-계시다, 겨집(在家) 」에서처럼 머무는 철이기 때문에?

冬安居 아니라도 말이지.

아니면, 「저슭」이란 발음에서 유추할 만한 저물고 사그라지고 스러지는 뜻을 포함한 말?

 

우예든둥 겨울은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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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기를 택한-안다, 당분간 말이지- 다른 애들

 

 

 

“아직은 끝 아냐”라고 우기고 싶은 11월

그래도 많이 기울어 쓰러지든지 굴러 떨어지든지 끝을 향하여 치닫는 때

잘만 준비하면 “겨울 나고 또?”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라는 대사를 연습하는 달.

그래도 머무는 사람조차 떠날 준비는 해야 하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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傲霜孤節이라 할 수는 없지만... 여기서 그대를 발견한 것만도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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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차려 보내지 못했으니 전별은 아니고, 아침에 그냥 떠나는 모습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