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맞이 10

 

‘마지막의 시작’이라는 말은 쇠망이 이미 진행 중이라는 뜻이겠는데

그야 모든 시작은 마지막을 향한 것 아닌가?

슬프기로 하면 처음부터 슬플 일이고

어찌하여 마침표 찍을 때에 울음을 터트린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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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표라고?

그래도 못 다한 말 있기에 요즘엔 말줄임표가 돌아다니더라.

할 말 많지만 더 말해 뭣하랴, 다 아는 얘길 글로 쓸 것 없지, 맘대로 알아서...

그런 얘길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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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짐(凋落)은 점, 점, 점의 비산(飛散)이겠다.

“아직 끝난 게 아녀요... 말 안 하더라도 알지? 또 올 거예요... 그때까지...”

시작이란다.

기다림은 시작을 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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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림을 보며 흔들릴 건 없다.

“그래 기다리마.” 사라지는 것들을 믿음의 눈맞춤으로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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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越冬)는 ‘마지막’의 토정(吐情)으로 잉태한 것을

봄맞이(迎春)로 내놓을(孵化) 때까지 품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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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만 회귀가 가능한 게 아니라고.

환생(還生)키를 바라노라? {북풍한설 찬바람에...}

아니고, 회귀도 아니고...

모든 생명은 그 처음이 마지막을 품었지만

마지막이라고 아주 끝나는 건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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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을 믿지 않거든

그냥 “언제나 처음처럼”이라는 말이라도 한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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