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1
그간 안녕?
나도 안녕.
그럼 안녕.
쌓은 정 없어서도 아닌데
할 말도 없고...
마음 한 구석 차지한 이름 없지 않지만
접선할 길 없어
가을에는 다들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하는 모양이다.
큰물이 가로놓여 오가지 못하는 게 아니고
잊어야 한다면서 바다를 하나 만든 것이다.
저 바다가 없었다면? 연락선이 없었다면? 헛소리네.
마음 있으면 바다를 마른 땅 밟듯 건널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