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침 1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는데 춥다는 느낌은 없고

원효대교 지나는데 하늘 맑고 햇빛 밝고 물비늘 반짝거려 ‘O sole mio’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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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깨진 이 때우고 나니 치통도 가셨다.

일정량의 아픔이란 그런가 보다 하고 견뎌야 하지만

귀찮고 돈 든다고 불필요한 아픔을 달고 다닐 건 없었는데.

 

호두 이로 까고 엿 깨물어 먹을 때가 좋았네만...

최상을 회상할 게 아니고 최선을 다하면 되니까.

 

아 이리도 기분 좋은 바람.

그래도 찬바람 맞으면 눈물이 흐른다.

{시원찮은 데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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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를 벗었다고 한다.

해결되지 않은 변비 같은 기분이지만... 어쩌겠는가?

그때, 1960년 4월 19일 해운공사 앞에서 총소리 나기 전에

전진하는 데모대 플래카드에 오른 글에 이런 게 있었다.

“이놈 저놈 다 틀렸다 국민은 통곡한다.”

이제는 아무도 통곡하지 않는다.

“꼴 보기 싫어 그렇지, 아무렴 대한민국 호 침몰하겠는가?”로 지나간다.

맑고 깊은 눈, 석양에 빛나는 바위얼굴 같은 이마를 가진 분 없을까?

그런 분이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리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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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않고 거스르지 않는 하강의 몸짓.

바람 불 때는 공중유영이 좀 길어지기도 하고

연착륙 후에 사르륵 소리 내며 한참 구르기도 한다.

부주의해서 막 떨어진 잎을 밟고 말았다.

바스락 소리에 미안한 표정 짓는데

“그럼 어때?”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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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님 서운한 관계 떨치지 못하고 끌려가다가

‘Amigos para siempre’로, 마음 한켠에 잘 안 쓰는 물건처럼 남겨두기로 하고

참 잘한 짓 같아 씩 웃는 아침.

허리 굽은 자가 길에서 돈을 줍는다는데

그래도 꼿꼿한 자세로 걷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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